첫 번째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로 어떻게 콘텐츠를 풀어내면 좋을까?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그대로 영상화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 콘텐츠는 각자의 상상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을까?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였습니다.
레퍼런스 삼았던 재혼황후가 재미있었던 까닭 중 하나는,
새로운 스토리였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제겐…
신선한 이야기를 지어낼 능력이 없습니다.
수월하지 않은 상황에 절망하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럴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일단 모두가 아는 이야기들을 나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캐릭터가 강한 것들로.
캐릭터보다 서사로 유명한 고전은
이번 콘텐츠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콘텐츠가 낭독에 가까워질 확률이 높고,
낭독은 후킹과는 조금 거리가 먼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앞으로 꼭 만들어보고 싶은 콘텐츠이긴 합니다. 만들거고요.)
인어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햄릿, 개구리 왕자, 로미오와 줄리엣,
헨젤과 그레텔, 황금 거위, 백설공주, 빨간 모자, 걸리버 여행기…
역시 시작이 반이었습니다.
제목을 나열하고 보니 문득 깜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이미 잘 만들어진 이야기에 약간의 반전만 가미해보자.
명대사를 차용해오거나,
스토리 라인을 뒤섞거나,
성별을 바꾸거나,
등…
바로 책을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읽은 후 메인 플롯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해당 이야기가 전하려는 말도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두 문장을 가지고 다섯 줄 내외의 대본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화면까지 배치했더니…
어느덧 촬영 날이 다가와버렸습니다.
약 세 달간 연재해왔던 콘텐츠 제작기도 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첫 화를 작성할 때만 해도 여기까지 상상할 수 없었는데 말입니다.
하나씩 조금씩 이렇게 쌓아나가면 우리도 대서사시를 쓸 수 있겠죠?
완성본과 함께 돌아도록 하겠습니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