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업이 서비스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질문의 연속이었습니다.
필름업은 필요한 서비스인가?
필요한 서비스라면 왜 없는가?
비슷한 모델이 존재하는가?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지금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몇 번을 퇴고한 말끔한 문장으로 다듬어져있습니다만,
시작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졸업/과제 상영회’가 우리들의 잔치로 끝나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성을 쏟아 만든 영화가 이미 그 영화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하고만 공유되고 사라져 버리는 상황이 허무했습니다.
그렇다고 내 영화를 세상에 소개하기 위해 부가적으로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이를 지탱할 체력은 제게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전 작업을 할 능력이 없는 사람인 걸까요? - 능력을 의심하며 학과생활을 마무리해 갈 즈음 졸업 상영회에서 특별한 일을 겪었습니다.
제 졸업 작품을 보고 또 한 번 보고 싶다고 파일을 보내줄 수 있냐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어떤 분은 GV를 마친 제게 다가와 좋았다고 말해주고 홀연히 사라지셨습니다.
스스로 느끼기에 조금 모자란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영화는 능력보다 취향에 조금 더 가까워 각자의 관객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습니다. -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상 매체에 돈을 쓰는 행위가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세상입니다.
BJ와 유튜버라는 직업이 생겼고 넷플릭스와 왓챠 같은 OTT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준비된 수요에 비해 직업으로서의 영화감독은 왜 아직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이런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1차적으로 개인이 영화를 판매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위를 확인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100명이 조금 넘는 모수의 85퍼센트가 필요하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뜬구름이 점점 형태를 드러내며 꿈과 희망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