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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인터뷰 그 후

지난 화로 비디어스 유저 인터뷰 내용을 연재했는데요.

무엇이든 깨달았다면 그 깨달음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지만 깨달음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지요.

+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사실을 직면하는 것이기도 했던 자리였습니다.

영상 구인구직은 웹 기반 시장밖에 없던 분야이다 보니 당연히 비디어스는 웹에 힘을 준 프로덕트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웹에서 유저를 모은 후 앱으로 전환하는 마일스톤을 구상했었습니다.

빠른 서비스 출시를 우선순위에 두고 웹을 작은 디스플레이 안에 욱여넣은 것이 지금의 비디어스 모바일 화면입니다.

그런데 웬걸, 앱 유저가 과반이 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유저 인터뷰를 하기 전, 이미 데이터를 보면서 이상함을 감지하긴 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서비스들은앱 전환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는다는데 우리가 이렇게 수월할 리 없지.

특히 포트폴리오 제작, 이메일 지원, 공고 열람 등 여러 작업이 필요한 시장에서,

어떻게 과반이 넘는 유저가 앱으로 이용하고 있을까?

혹시 집계가 잘못되고 있나?

어쩌면 광고를 모바일로만 집행했기 때문 아닐까?

웹에 쏟았던 정성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심사숙고 스타일이 모든 돌다리를 두드리고 있었던 걸까요.

그러던 찰나에 유저 인터뷰에서 모든 분들이 너무 확정적으로 말씀을 주셨었습니다.

모바일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심지어 어떤 분은 웹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하기로 했습니다.

모바일&앱 유저 비중이 높은 만큼 사용성을 고려한 UI로 개편됩니다. (3분기 내 출시 예정..^^)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얘기지만,

저는 비디어스를 만들면서 한 가지 크게 착각한 부분이 있었었습니다.

건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장을 혁신해야 한다고요.

(다른 분야에서는 크게 새로울 것도 없긴 하지만) 영상 업계에서는 없었던 구조의 플랫폼을 오픈했더니,

마음으로 동참해 주는 분들 외에는 시장의 반응을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시장의 외면을 비디어스의 실패로 받아들였었습니다.

그렇게 피봇을 고민하다 근 한 달간의 릴레이 회의 끝에,

기존 시장에 편입해 보는 건 어떨까 얘기가 나왔습니다.

혁신가의 마음을 잠깐 접어두고,

유저 입장에서 도움 될만한 것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비디어스의 방향을 다시 설정하였습니다.

그 결정 이후 비디어스는 이용자가 생기기 시작했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유저 인터뷰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저희끼리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기능들을 만들었다면

드디어 실 사용자들의 요청에 따른 기능들을 기획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방향성과 확장성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언젠가 읽었던 파타고니아 회장님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https://www.patagonia.com/ownership/

짧게 요약하자면,

의류 산업에 일조한다는 것이 환경운동의 측면에서 역설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덜 해를 끼치는 재료를 사용하여 옷을 만들고,

튼튼하게 만드는 동시에 중고 거래는 물론 오래 입을 수 있는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의류 소비를 절제하고 선순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결정적으로 그렇게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환경운동에 100% 기부한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그동안.. 환경운동을 위해 옷을 사 입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혁신가의 마음을 접었기 때문에 비디어스가 작동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조금 더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방향으로,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성장한 거겠죠?

웬만한 분야에는 메이저 서비스가 있지만 영상 분야는 여전히 폐쇄적입니다.

정보도 한정적이고 많은 부분들이 아날로그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 속에 어떻게 편입하여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유저 인터뷰 회고는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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