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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사무실(스튜디오)를 보내며

라이브러리에 종종 등장하던 예쁜 사무실을 기억하시나요?
종로에 있던 스튜디오였습니다.
LAH의 두 번째 사무실이기도 했고요.
21년에 처음 얻었으니 어느새 4년이 흘렀습니다.
정들었던 스튜디오이자 사무실을 드디어 떠나보냅니다.
마음이 간질간질하네요.

처음엔 집에 모여 일했습니다.
홈피스라고 이름도 붙였죠.
막상 회사를 만들고 보니 사무실이 없어 곤란한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언제까지나 회사를 동아리처럼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모험을 했습니다.
2020년 가을, 상암에 7평 남짓한 오피스텔을 얻었습니다.

회사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직원도 채용할 수 있었습니다.
7평짜리 사무실에서 네 명이 등 맞대고 일했습니다.
겨우 네 명이 왜 7평이나 되는 공간에서 등을 맞댔냐면..
그 와중에 회의실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작아도 갖출 건 다 갖추고 확실하게 해야죠.
비록 업무공간은 좀 좁았지만 덕분에 회의와 미팅이 쾌적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회사의 몸집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또다시 채용이 필요한 시점이 왔습니다.
일손이 부족했습니다.
이대로 적게 벌고 규모를 유지할지, 다시 모험을 떠날 건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뭐.. 결정할 것도 없었죠.
이미 더 큰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당시 브랜딩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을 때라 스튜디오를 겸용할 수 있는 곳으로 탐색했었습니다.
유튜브도 시작할 겸.. 그땐 그랬습니다.

어떤 부동산 카페에서 지금의 종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찾은 날 보러 갔고 보자마자 덜컥 계약했습니다.
계약 후 종로 사무실 앞 햄버거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이게 맞나요?’라며 우리끼리도 고개를 내저었던 기억이 납니다.
7평에서 갑자기 30평이 됐습니다.
4배의 모험을 했습니다.

7평 사이즈의 우리가 30평이 되기까지 몸집을 키우느라도 고생했고,
작은 몸집이 큰 규모를 지탱하느라도 고생했습니다.
(얻고 나선 유튜브도 바로 못하다 나올 즈음에 시작할 수 있었다는 웃픈사실)
확실히 욕심은 욕심이었죠.
그래서 그만큼 고생했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무슨 고생을 했냐면 근 3년간 라이브러리 읽어봐주시면 됩니다.
(기억이 잘 안 남)

종로에서 회사로서 자리도 잡고 일도 더 많아지고 식구도 늘었습니다.
상암 사무실과는 다르게 오가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부지런히 이 일 저 일 하면서 덩치를 키웠더니,
크게만 느껴졌던 종로 사무실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규모를 키우면 지고 있는 짐이 덜 무거워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지고 있는 짐이 져도 될 짐인지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거더라고요.

지금까지는 얻을 수 있는 공간 중 제일 좋은 곳을 기준으로 사무실을 찾았다면,
이제는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들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당산 사무실로 오게 된 것이지요.
이 트랜지션도 준비할 새 없이 이뤄졌습니다.
저는 공간에 정을 많이 두는 편이라 갑작스럽게 종로와 헤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내 쓸고 닦고 애정을 쏟은 곳이었는데 한 달에 한 번 가볼 까말까 한곳이 되었으니까요.

종로 스튜디오도 이 마음을 알았는지 쉽게 다음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더라고요.
1년 동안 렌탈스튜디오로 운영하면서 서서히 정을 뗐습니다.
이젠 좀 가라~는 마음이 들기가 무섭게 다음 세입자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오늘이 종로 사무실을 보내는 날입니다.
치열했던 시기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기분입니다.
그걸 닫아야 새로운 책을 시작할 수 있으니 아무리 아쉬워도 닫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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