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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기 마지막 – 촬영 그 후

촬영은 정말 고된 일입니다.
물리적으로도 그렇지만 심리적으로도 진이 빠집니다.
담보되지 않은 작업물이 근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불안한 마음 한 켠을 애써 외면하며 모두를 각성 상태로 몰아넣는,
바로 그 욕망이 넘치는 분위기를 견뎌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 욕심을 누르기가 힘든 거겠죠…
한계를 인정하고 타협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따라서 내 컨트롤 범주에서 벗어나는 불안요소를 제거하는 식으로 촬영을 준비했습니다.
촬영팀부터 배우분까지 몽땅 다 지인으로.. 아마 세상에서 가장 단출한 촬영장이였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가상의 인물을 대입해 써 내려간 대본도 급하게 바꿔야 했습니다.
배우분의 이미지와 비슷한 이야기를 찾는 것부터 마음에 들게끔 플롯을 짜는 것까지…
시시각각이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선택들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만들 것이란 생각을 하니 아주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이 불안의 원천은 준비 시간 부족이란 걸 알지만 어차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들어내는 게 장기적으로 더 어려울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쯤 되면 무슨 큰일이 나야 하는 전개인데,
사실 좀 엄살이 심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촬영은 아주 순조로웠습니다.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했고 이제 편집만 앞두고 있습니다.
어깨가 아주 무겁네요.

다시 수많은 선택 앞에 놓여있습니다.
인트로로 사용할 인포그래픽, 플랫폼 로고 모션, BGM, 인서트
제일 중요한 메인 컷 구성…
이렇게 고민할 시간도 없습니다.
다음을 향해 내달려야 해요.

그 말인즉슨,
LAH가 그토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머지않아 오픈한다는 사실이지요.
이제 다 찡찡 거린 것 같네요.
저는 다시 만들러 총총…

완성본과 함께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