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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업의 탄생1 – 예대 졸업 후 IT회사 창업까지]

필름업(한국 영화 C2C 플랫폼) 오픈을 앞두고 지금까지 준비의 시간들을 복기해보려합니다.

LAH에서 ‘H’를 맡고 있는 저는 예대 출신입니다.
5년 내내 영화 만드는 법을 배웠고, 영화로 밥 벌어먹고 살 궁리를 하다 시간과 돈에 쫓기듯 졸업했습니다.
예대 졸업생 신분으로 사회에 나온 저는 당장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돈을 벌기로 마음먹고 광고 회사에 취직해 N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어나는 건 통장 잔고가 아닌 조급함이었습니다.
광고 회사를 선택한 것도 타협의 결과였으나 유통기한이 짧았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퇴사했습니다.
(중략)
그리고 창업을 했습니다.
그것도 IT 회사를.
서비스 기획 전 브레인스토밍은 아주 쉬웠습니다.
제게 필요한 걸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만들고 만든 영화로 먹고살기 위해서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0. 대작을 만들 수 있는 사람 되기
1. 대작을 만들수 있는 팀 꾸리기
2. 배급사
3. 영화관
4. 왓챠/넷플릭스에 영화 배급하기
모든 옵션이 불가능해 보였고 0번에 머물러 고민만 깊어졌습니다.
고민은 왜 늪같이 하면 할수록 헤어 나올 수 없는 걸까요.
여튼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내 탓할 시간에 차라리 세상을 탓해보자.
내가 영화로 못 먹고 사는 이유는 내 영화를 팔 곳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영화를 팔 수 있는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어보자.

이건 너무 대박적 아이디어라서 누가 먼저 하기 전에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안달이 났습니다.
비 예술전공자인 L과 A를 설득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설득을 안 했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불도저처럼 추진했던 것 같습니다.
이건 무조건 된다고.
나 말고 내 친구들(2명)도 필요하다고 했다고.
IT와 예술을 융합해 예술로 돈 많이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보자고.
그렇게 셋은 마음이 잔뜩 부풀어 필름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