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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한 완성

오늘은 시월의 첫날입니다.
4분기에 접어들었어요.
매번 완성을 목전에 뒀다는 말로 라이브러리를 시작했던 것 같은데요.
오늘 역시도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됩니다.
참말로.. 지겹습니다.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완성은 원래 지난한 거니까요.

완성은 왜 지난한 걸까요.
사실 완성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자기 내적 합의입니다.
원래 자기 자신과의 합의가 제일 어렵잖아요.
늘 불만족이 끼어들고, 완벽주의가 고개를 들고, 혹은 더 해볼까 하는 욕심이 생깁니다.
미완성 상태에서는 열려 있고, 언제든 변명도 가능합니다.
언제나 조금 더 고칠 수 있고, 더 나아질 수 있고, 새로 붙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요.

게다가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말은 얼마나 매혹적입니까.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말은 사실상 아무것도 아닌 것과 같은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언제든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은 멋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아요.
상상속에서나 풍성하지 실체가 없습니다.
가능성은 선택과 제한을 만나야 비로소 가치가 생깁니다.

무한한 가능성에 선을 긋는다는 게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현재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껴안고 가겠다는 선언 같은 거니까요.
완성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 결과물은 세상에 나와 평가받고, 자신의 이름과 함께 남습니다.
그 무게 때문에 선뜻 완성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모자란 완성과 무한한 가능성 중, 당연히 무한한 가능성을 선택하는 것이 쉽습니다.

다르게 말해볼까요.
불완전함을 인정하기와 불완전함을 회피하기라고 하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 같나요.
둘 다 완벽하지 않지만, 하나는 성장의 토대가 되고, 다른 하나는 성장을 지연시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족함을 드러내야 앞으로 나아갈 길이 선명해집니다.
모자란 완성은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고, 무한한 가능성은 가능성 속에 갇힌 현재인 겁니다.

물론 완성도를 높이려면 가능성의 늪을 헤매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완성을 회피하는 것과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구분해야겠지요.
그걸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이것도 부딪혀 보면 알게 되겠죠?
완성을 보류하고 싶을 때마다 꺼내 보려고, 미래의 저를 위한 호통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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