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만들고 나서 저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질문은,
너네 회사는 뭐 하는 회사니?였습니다.
적절한 대답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가 어떤 서비스인지 피칭을 할 것도 아니고,
플랫폼을 만든다고 하면 그게 어떤 건지 그려지지도 않을 테고,
말해도 이해 못 할 거라고 솔직히 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잡코리아 같은 거야~ 넷플릭스 같은 거야~라고 넘기곤 했습니다.
이런 질문은 비단 외부에서만 들려오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도 되묻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일까?
옛날에는 단순히 용어로 규정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Art-tech, IT-production 등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단어를 조합했습니다.
설령 적확한 단어를 찾는다 한들 존재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어차피 스타트업은 가장 존재가 희미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가 대박이 나면 하지 않을 고민일 겁니다.
아무도 무엇을 하는 회사냐고 묻지도 않을 거고요.
이게 바로 아이러니 아니겠습니까.
존재를 설명해 내야 할 때는 설명할 수 없는 상태고,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 땐 아무도 묻지 않는다니.
이런 고민들을 거듭하면서 지금 읽고 계시는 이 라이브러리를 남겨야겠다는 직감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무작정하자고는 했지만 왜를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바빠 죽겠는데, 우리가 유명한 것도 아니고, 아무도 안 읽을 글을, 무엇을 위해서 써야 하는가?
그래서 그때 만들어냈던 이유는 우리가 신생 회사니까 신뢰감을 주기 위해 운영되고 있음을 알릴 겸 써보자였습니다.
3년이 훌쩍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그랬습니다.
이따금 미팅에 오시는 분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블로그 잘 읽고 있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만들어 낸 이유였는데 진짜 그렇게 됐습니다.
단순히 외부에 소식을 전하는 것 외에도 생각지 못한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더 내밀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은 말로 전하지 못하는 것들을 담습니다.
알았던 걸 더 잘 알게 되기도 하고 몰랐던 걸 알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LAH가 더욱더 밀도가 생겼을 겁니다.
내실이 다져질수록 존재감은 알아서 짙어진 것 같습니다.
글을 발행하는 것이 더 이상 짬을 내는 일이 아니게 되고서부터 다시 드릉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더 드러낼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팟캐스트 형식의 유튜브를 하게 됐습니다.
원래는 팟캐스트만 하려고 했는데 효율을 찾다 보니 결국 유튜브도 같이 하고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는 것과, 영상 속에서 내가 말하고 있는 걸 보는 건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비교가 안되게 적나라하달까요?
글을 쓰는 건 흙을 뭉쳐서 굳히는 단계였다면,
영상은 굳은 뭉텅이를 조각하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어떤 모양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지 생각하게 되고 만들어가게 되더라고요.
상위 버전의 드러내기 같아요.
영상은 우리에게 어떤 경험을 가져다 줄까요.
미리 알 수 없으니 하면서 알아가 보겠습니다.
몇 년간 글을 발행하고 몇 달간 영상을 게시하면서 존재감이 생겼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네니오입니다.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여전히 서비스를 열심히 만들고 있고요.
그렇지만 물리적으로 쌓인 시간은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발자국이 선명하니 뒤를 돌아 볼 일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면 됩니다.
내가 걸어온 길을 의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모릅니다.
초기 스타트업과 같이, 가진 게 없는 상태에서 입지를 다져야 한다면, 기록을 남겨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LAH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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