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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길고 길었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이 말인즉슨,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는 뜻이지요.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니까요.
드디어 우리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첫 주자는 ‘필름업’입니다.

원래는 기획 회의를 하고, 그걸 바탕으로 디자인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디자인을 먼저 했던 이유는, 서로 상상하는 그림을 맞추기 어렵기도 했고,
어차피 목업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디자인을 빠르게 하는 시간이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먼저 해보고, 기획이 변경되면 디자인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커서를 도입한 이후, LAH의 프로젝트 기획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제가 손이 빠른 편이긴 해도, AI만큼 사고나 작업 속도가 빠를 순 없습니다.
기획과 디자인에 5일쯤 걸릴 작업이, 단 몇 시간 만에 끝나더라고요.
이제는 기획 단계부터 실제 웹 화면을 보며 논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메인 화면을 예로 들어볼게요.
우선 메인에서 보여줘야 할 필수 항목들을 나열합니다.
영화 정보, 영화 제목, 영화 썸네일, 감상평 등등이 있겠죠.
레퍼런스 웹도 하나 찾고요.
이런 정보들을 모아 커서에게 웹을 그려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목업보다 훨씬 퀄리티 있는 페이지가 나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막상 이렇게 보니, 여긴 너비를 더 넓히는 게 좋겠네.”
“이건 중요해 보여서 강조했더니, 오히려 빈약해 보이네.”
“이 섹션은 드롭다운 안에 감춰놓고 펼쳐보는 게 더 효율적이겠네.”
기획 오류도 단번에 보입니다.
“아까 상태값에 ‘진행 중’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 구조에선 필요 없겠네.”
“서명을 굳이 두 번 받을 필요는 없겠네.”

기존 방식이었다면 이 과정만 해도 최소 3주는 걸립니다.
기획 회의와 디자인에 일주일,
그 후 수정에 일주일,
다시 검토에 일주일.
수정 결정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매몰비용도 고려해야 하고, 연관된 페이지들을 찾는 것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수정’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론 거의 새로 그려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사결정도 자연스럽게 보수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어요.

물론 수정뿐 아니라,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정도 시간과 리소스를 들여 기획하고 디자인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불확실성을 이길 만한 명분이 없다면,
어쩌면 가치 있었을 아이디어도 드롭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으니,
훨씬 더 좋은 판단에 다가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너무 쉬운 거 아니야? 싶을 수도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오히려 무섭습니다.
판단은 안목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진짜 좋은 것, 최소한 적절한 것을 선별할 줄 알아야 하거든요.
차라리 내내 피그마에 뭐라도 만드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성적이 낮아도 정성으로 메꿀 수 있으니까요.
(이제 손 빠른 건 압도적 강점이 아니게 되었네요ㅠ)

막상 개발에 착수하고 운영까지 넘어가게 되면,
지금의 과정을 또 어떻게 재평가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당장 느끼기엔, 좀처럼 업그레이드될 수 없을 것 같던,
기획과 디자인이 완전히 다른 스테이지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두근거림과 책임감이 공존하지만, 그만큼 기대도 큽니다.
하루빨리 지금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전사가 다 같이 필름업을 만드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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