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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QA

벌써 3주가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3주 전에도 QA에 대한 얘기를 했고, 그 3주 전에도 QA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요.
여전히 같은 프로젝트의 QA를 진행 중입니다.
거의 두 달 반 동안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한 달은 꼬박 더 QA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아득해집니다.
그래도 이 역시 결국 끝날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열심히 힘을 내서 하고 있습니다.

이번 QA는 독특합니다.
지금까지의 QA와 특성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QA는 최종 결과물의 출시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지만,
이번에는 제가 최종 결정자가 아닙니다.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보니 내부 QA를 진행한 후, 파트너사에서 QA를 진행하게 됩니다.
얼핏 보면 내부 QA를 생략하고 파트너사에서 바로 진행하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외주 개발이 되고 말겠지요.

이런 구조이다 보니 파트너사의 기획과 우리 회사의 개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의 QA라면 일감을 파악하고 제가 생각하기에 맞는 방향으로 판단을 내리고 진행을 하기만 하면 됐는데,
고려해야 할 레이어가 여러 겹입니다.
그래서인지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초반에는 효율적인 QA에 대한 고민을 했었는데요.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밸런스입니다.
아까 줄타기에 비유를 했었는데요.
한 일감에 대해서만도 마음이 얼마나 널을 뛰는지 모릅니다.
굳이 더 생각하지 말고 제시되어 있는 그대로 만드는 게 나을지,
방법을 더 찾아서 적정선을 찾는 게 나을지,
제가 생각하기에 이 방법이 맞는 것 같은데 이것을 제시하는 게 나을지,
고민의 연속입니다.

파트너사에서는 기획을 맡고, 저희는 개발을 맡고 있지만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그레이존(모호한 영역)이 항상 존재합니다.
기획을 피그마로 옮기고, 피그마를 기반으로 개발하고,
개발된 결과물을 QA 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유격이 생깁니다.
내부 프로젝트라면 결정 주체와 기준이 명확하므로 이 유격을 쉽게 메울 수 있겠지만,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프로젝트에서는 소소히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끊임없이 나옵니다.
모든 것을 우리 마음대로 결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파트너사에 계속 결정을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기존 기획을 토대로 하여 최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파트너 프로젝트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명할 수 없는 줄타기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게 참 소모적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구조이긴 하지만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것들도 있고, 레슨런도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워낙 장기 프로젝트였고,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면서 장기적인 QA가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업무에서 효율성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QA에서는 특히 다른 때보다 훨씬 더 많은 판단을 거듭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완벽한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매번 신중하게 판단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벽한 판단’이라는 것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진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변수들이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서,
절대적인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맞는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요.

그렇다고 판단을 대충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판단이 바뀌는 것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 미흡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게 유연한 자세임을 체득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바뀌면 그에 맞춰 결정을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유연함과 적응력을 갖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능력이라는 걸
이번 QA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부디 이번 QA를 잘 마무리하고 다음 라이브러리에서는 부디 다른 주제로 글을 쓸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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